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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방선거, 정당 공시제를 제안한다.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10.03 11:41 visibility 조회 12

지난 8월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새로운 공시제도가 시행됐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의2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와 공공기관, 지방공사·지방공단이 안전보건 현황을 매년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 항목은 안전보건 관리 체제, 산업재해 발생 현황, 전년도 활동실적과 해당 연도 계획, 안전보건 투자, 재발방지 대책과 이행계획 등이다. 공시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시행령은 민간기업의 의무 대상을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주와 연간 건설공사 금액 1,200억원 이상 건설 사업주로 정했다. 관계 수급인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공공 건설발주공사의 사고, 사망 현황도 공시 대상에 포함했다. 제도의 목적은 처벌에만 있지 않다. 노동자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기업이 스스로 안전관리 수준을 점검하게 만드는 데 있다.

공시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책임성을 확보하는 기본 장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59조는 상장법인 등이 사업연도 종료 후 90일 이내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투자자는 사업 내용과 재무 상태, 위험 요인과 지배구조를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와 제12조는 경영정보를 표준화해 통합 공시하도록 하고, 허위·부실 공시에는 시정과 인사상 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 한다. 환경영향이 큰 기업과 공공기관도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제16조의8에 따라 환경관리 목표와 활동, 환경성과를 공개한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국고보조금을 받고 공직 후보자를 사실상 선발하는 정당의 공천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치자금의 수입·지출은 회계보고 대상이지만, 선거 관련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의 몇몇 조항 외에는 특별한 규정들이 없다. 누가 어떤 기준을 만들었고 후보자의 정책과 역량을 어떻게 검증했으며, 기준이 중간에 왜 바뀌었는지는 주민이 체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기업의 안전과 재무 상태는 공시하면서 지방 권력의 입구인 공천은 정당 내부 문제로 남겨두는 것은 균형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정당 지방선거 공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당법에는 공천 정보 공개의 기본 의무를 두고, 공직선거법에는 공시 시기·항목·방법과 제재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공시는 선거 2년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거일 24개월 전에는 정당의 지방선거의 목표와 후보자 선발 기준과 후보 자격, 부적격 기준, 전체 일정, 경선 원칙과 이의신청 절차를 공개한다. 12개월 전에는 현역 평가 항목과 배점, 여성·청년·장애인 등 대표성 확대 목표를 공시한다.또한 후보자 교육과 지역 정책 개발 과정, 정책·윤리·직무 역량 검증 방식, 평가위원의 자격과 이해충돌 방지 기준을 공개한다. 6개월 전부터는 공모·심사·면접·경선 등 단계별 진행 결과를 7일 이내에 갱신하도록 해야 한다.

최종 공천 때에는 선거구별 신청자 수, 심사 통과 인원, 경선 여부, 단수 추천·전략공천 사유, 가산점과 감점의 적용 결과를 표준 서식으로 공개해야 한다. 다만 후보자의 의료정보나 가족관계 등 사생활은 제외하고, 개인별 세부 점수보다 사전에 확정된 기준과 적용 결과를 중심으로 공개해야 한다. 투명성을 이유로 개인정보와 정당의 정당한 전략까지 무제한 공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공시가 끝나서도 안 된다. 각 정당은 선거일 후 60일 이내에 공천활동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역·선거유형·성별·연령별 신청자, 공천자와 당선자 수, 현역 교체율, 경선 실시율, 단수·전략공천 비율, 이의신청과 처리 결과, 공천심사 비용, 공약 이행 관리 계획을 공개하도록 하자. 이전 선거에서 내세운 대표성 목표와 실제 결과가 얼마나 달랐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공시 시기나 항목, 방식 등은 공론을 통한 의견를 수렴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선 떠오르는 생각으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통합시스템에서 정당별·지역별로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 형식으로 제공해야 한다. 누락이나 허위 공시에는 정정 명령과 위반 사실 공개, 반복 위반 등에 대해서는 국고보조금 감액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제재나 처벌은 이미 치러진 선거의 효력을 무효로 만드는 등 유권자의 선택을 침해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공시는 정당의 공천권을 빼앗는 제도가 아니다. 자신이 정한 기준을 미리 밝히고, 실제로 지켰는지 선거 뒤에 설명하라는 최소한의 책임 규칙이다. 정당은 각종 법률을 통해 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에 대한 공시를 확대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기업의 안전보건 활동을 공개한다면, 지방자치의 실패를 막기 위해 정당의 공천 활동도 공개해야 한다. 공천은 정당의 내부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대표를 결정하는 공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공천이 곧 당선을 결정하는 최근 지방선거의 결과들은 [지방선거 정당공시제]의 필요성을 확인해준다. 활발한 공론과정을 거쳐서 조속한 실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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