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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우석대 교수의 ESG 시대⑦] 일터의 안전과 노동 인권을 말하다: 산업안전보건 규제 강화에 따른 기업의 책임과 예방 전략

person ESG국가정책연구소 calendar_today 2026.10.03 10:59 visibility 조회 10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감을 배당받는 플랫폼 노동과 긱 노동(Gig Work)의 확산은 산업의 혁신이라는 눈부신 수사로 아름답게 포장돼 왔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이 가져온 가치사슬의 유연성 이면에는 강력하고 투명한 제도적 규율이 부재한 구조적 모순이 숨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분석했듯 오늘날의 디지털 플랫폼은 직접 고용이 아닌 방식을 통해 노동을 분산시키고 외부화하는 생산 구조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통적인 산업안전보건의 전제였던 ‘물리적 사업장’과 ‘명확한 고용관계’의 경계는 급격히 해체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그의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경고했던 원형 감옥, 즉 ‘판옵티콘(Panopticon)’의 개념은 현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한층 더 정교하고 강력한 통제 기제로 부활했다. 

플랫폼 노동에서 인간 관리자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대체한 알고리즘은 노동자의 전 과정을 초 단위로 냉혹하게 모니터링한다. 배차 수락률, 이동 동선, 고객 평가 점수 등의 데이터는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자동화돼 실시간으로 노동자를 압박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적했듯, 이러한 알고리즘 관리(Algorithmic Management)는 노동자에게 극심한 시간 압박(Time Pressure)을 가해 현장에서 스스로 속도를 높이고 휴식을 줄이도록 강제한다. 콜을 거절하면 다음 배차에서 제외되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의 공포는 노동자를 무한 속도 경쟁으로 내모는 현대판 ‘디지털 채찍’과 같다. 

위험은 기업의 운영 구조에서 생성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등의 산업재해 책임은 ‘독립된 사업자’라는 법적 분류 뒤에 숨은 노동자 개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이러한 책임 공백(Responsibility Gap)을 메우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위험을 물리적 작업환경을 넘어선 시스템적 리스크로 재정의하고 있다. 뼈가 부러지는 가시적 사고만큼이나, 통제권을 박탈당한 채 지속되는 과도한 노동 강도가 유발하는 심리사회적 위험(Psychosocial Risk)과 정신건강의 붕괴를 핵심 산업보건 의제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ESG 관점 역시 고용 여부와 무관하게 기업의 가치 창출 과정에 포함된 모든 노동을 보호하라는 가치사슬 전체의 책임을 요구한다. 

대한민국 역시 안전보건공시제도를 통해 보이지 않던 외부화된 노동의 위험 지표를 가시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예방 투자 책임을 거버넌스(G) 차원에서 엄격히 평가함으로써, 기술의 혁신이 인간 존엄성을 말살하는 도구로 타락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방이를 튼튼히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SDG뉴스 = 이창언 우석대 교수/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ESG 코리아 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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